제품을 고르는 기준: "나는 왜 이 기능이 빠진 제품을 샀나"
우리는 흔히 '다기능'이 '고성능'이라고 착각합니다. 하지만 기계 설계의 관점에서 기능이 하나 추가될 때마다 제품의 신뢰도는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합니다. 1. 단순함이 곧 신뢰성이다 설계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'부품 수'입니다. 부품이 100개인 제품과 1,000개인 제품 중 어느 쪽이 먼저 고장 날까요? 답은 명확합니다. 설계자의 선택: 터치스크린이 달린 냉장고 대신 튼튼한 물리 버튼이 달린 모델을, 복잡한 자동 세척 기능이 있는 가습기 대신 구조가 단순해 손이 다 들어가는 통세척 모델을 고릅니다. 이유: 부품 수가 적을수록 고장 날 확률이 물리적으로 줄어들고, 정비는 훨씬 쉬워지기 때문입니다. 2. 가동 부위를 최소화하라 기계에서 가장 먼저 망가지는 곳은 언제나 '움직이는 부분'입니다. 설계자의 선택: 화려하게 변신하거나 접히는 직구 가구보다는 일체형 프레임을 선호합니다. 모터가 여러 개 달려 사방으로 움직이는 선풍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강력한 BLDC 모터 하나가 달린 제품을 고릅니다. 이유: 마찰과 마모는 물리 법칙입니다. 움직임이 복잡할수록 그 관절(Joint)은 언젠가 반드시 헐거워지거나 부러집니다. 3. 범용 부품의 힘: "고칠 수 있는가?" 아무리 좋은 제품도 소모품은 닳기 마련입니다. 설계자의 선택: 독자적인 전용 규격을 자랑하는 브랜드보다는, 알리나 근처 철물점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규격 나사(M3, M4)와 베어링, 전용 배터리가 아닌 범용 셀을 쓰는 제품을 고릅니다. 이유: 설계가 아무리 훌륭해도 부품을 구할 수 없으면 그 기계의 수명은 거기서 끝이기 때문입니다. 4. 전자회로보다는 물리적 피드백 스마트폰 앱으로 모든 걸 제어하는 가전은 매력적입니다. 하지만 엔지니어는 의심합니다. "앱 업데이트가 끊기면 이 기계는 어떻게 되지?" 설계자의 선택: 통신 모듈이 없어도 본체 버튼만으로 모든 핵심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을 우선순위에...